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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 12년간의 길고도 길었던 세월의 마지막을 알리는 성적표였다. 물론 대학 4년간 또 공부와 성적에 묶여 살았지만
고등학교만 하랴.. 아마 고등학교때의 반만큼이라도 공부했으면 전학기 장학금은 물론 토익도 900점은 훨씬 넘었으리라 생각된다. 수능시험을
본 후 집에 와서 EBS해설은 보지도 않은 채 9시 뉴스에서 수능성적이 2~30점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를 보고 나만 망한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편안히 잠들었다가 다음날 아침 신문 속에 포함된 수능시험 정답지를 보고 놀라서 까무라칠 뻔 했다. 거기다가 그날 저녁에는
과학탐구영역의 한쪽 페이지를 채점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확인되어 틀린 개수가 더욱 많아져 두번이나 놀라 까무러칠 뻔 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성적표지만 그당시 수능이 너무도 어려웠고 예상점수보다는 2~3점이나 올라가서 그나마 이 성적표를 받을때 쯤엔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었다. 눈이 좋은 사람이라면 위의 사진을 보고 점수를 확인할 수도 있을테고 최근에 수능을 본 사람이라면 150도
안되는 점수에 놀라 자빠지겠지만 그당시에는 200점 만점이였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수능을 볼 때도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언어영역
시작 5분도 안남은 상태에서 모두가 시험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난 감독관에게 화장실을 가야겠다고 말했고 급기야 감독관 두명 중 한명이
나를 따라 화장실까지 와서 "빨리봐라. 곧 시험 시작이야.."라며 재촉을 해대는 통에 마려웠던 쉬야가 안나와 그냥 시험장으로 돌아와 시험을
봤다. 그렇게 배가 팽팽하고 거북스러운 상태에서 시험을 봐서 그런지 1교시 언어영역부터 완전히 망하기 시작했고 1교시 끝나고 쉬는 시간에는
재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앞의 대입합격통지서에서도 얘기했듯 운이 좋아 특차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때 그런
일들은 이제 추억 속의 일들로만 남게 되었다. 아마도 그당시에 시험을 본 사람이라면 시험을 보면서 재수할 생각을 안해 본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에 있어서의 가장 큰 시험인 대입수능시험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96학년도 수능시험은 내 기억속에서
잊혀지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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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96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성적표
